여름철 물고기 보양식 BEST 4 |
흔히 말하는 ‘정력’에서 정(精)이란 ‘씨앗으로 자신의 생명을 가장 작게 응축시켜 놓은 분신’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씨앗은 작고 단단할수록, 강하게 응축된 것일수록 좋은 씨앗이 되는 데, 이런 씨앗을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차가운 온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남성들은 체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에서 물고기는 맛있는 ‘음식’이기 전에 ‘약’으로,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물고기를 먹어서 값비싼 한약보다 더 탁월한 효능을 볼 수도 있습니다. 여름내 지쳤던 내 몸을 보호하고 기력을 찾아주는 잉어, 붕어, 가물치, 조기 등 여름철 물고기 보양식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남성 힘을 상징하는 잉어
공자는 평소 잉어를 좋아하고 무척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들 이름까지 ‘잉어’란 뜻으로 ‘리(鯉)’라고 지었으며, 이웃 일본에서도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장대에 종이 잉어를 그려서 걸어 두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는 용문(龍門)이란 마을에 등용문(登龍門)으로 불리는 곳이 있는데 이는 거세고 강한 물살을 헤치고 상류로 올라가는 잉어가 용이 돼 승천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 마을에서 한 노인이 잉어탕을 수시로 먹어 90세에 20대 처녀와 결혼해 100세에 자식을 낳았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잉어가 세찬 물결을 헤치고 용이 될 만큼 생명력이 강한 정력 식품으로 애용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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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 잉어는 ‘부기를 내리므로 수종병과 각기병, 황달, 소갈(당뇨), 임신 중 태동 불안으로 몸이 부었을 때 이를 치료하여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잉어 이빨은 태워 가루로 만들어 술에 타서 복용하면 석림(石淋) 즉 신장, 방광·요로결석에 효능이 있으며, 잉어 뼈는 여성의 냉대하증과 생식기 염증에 사용되며 비늘과 껍질은 태워 가루를 술에 타서 복용하면 출산 후 산모의 두드러기 완화에 도움을 주는 여름철 물고기 보양식입니다.
2. 설사에 좋은 붕어
여름철 물고기 보양식으로 붕어가 스태미너에 좋다고 해 낚은 붕어를 사물탕(四物湯)과 함께 달여 복용하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동의보감 탕액편에 ‘성질은 냉하지 않고 따뜻하며 맛은 달고 독은 없다’는 효능의 ‘즉어’라고 나오는 물고기가 있는 데, 다른 말로 부어(駙漁)라고도 하는 즉어가 바로 붕어입니다.
이는 독이 없으며 맛이 좋으면서도 속을 냉하지 않게 하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풀이되며, 또 즉어는 몸에 들어가면 위장의 기를 편하게 조화시키며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설사가 잦은 것을 다스린다고 합니다. 위장기능이 약할 때나 소화작용이 좋지 않을 때 국으로 끊여 먹거나 회로 먹으면 설사, 이질이 멎기도 합니다. 단, 등이 높고 복부가 협소한 것은 ‘절어’라고 해 붕어보다는 효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붕어를 먹으면 소화기능이 좋아지고 배설이 원활해져 쾌식, 쾌변이 이뤄지므로 혈액과 정액을 생성하는 기본 물질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동의보감에서는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음식으로 붕어를 권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사항은 붕어는 화기(火氣)를 움직여 체내의 따뜻한 온기를 주므로 몸에 열이 많고 손발이 달아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반면, 치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붕어가 좋다고 동의보감은 전하고 있습니다.
3. 산후 부기 빼려면 가물치
가물치는 한자로 ‘려어’라 부르는 데 이는 조선시대 어우야담(於于野談)에서 어머니나 산모에게 좋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가모치(加母致)라고 불리다가 지금의 ‘가물치’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물치의 살코기는 부드럽고 담백해 맛이 좋은데 산후에 몸이 부어있고 기력이 탈진해 있을 때 먹으면 소화에도 부담이 없고 영양을 보충하는 데도 되는 여름철 물고기 보양식입니다. 산후에 몸을 보하는 음식으로는 소화시간이 긴 온혈동물보다는 냉혈동물이면서 담백한 물고기가 소화에도 부담이 없고 영양도 충분해 산후에 적합합니다.
가물치의 효능은 맛이 달고 성질이 냉해 산후 우울증과 불만이 가득할 때 냉한 성질로 울화를 삭히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해 산후부종을 빨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물치가 모든 산모에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몸에 찬바람이 느껴지고 젖이 묽으며 냉수를 먹었다하면 설사를 하는 산모라면 가물치보다 붕어, 잉어, 미꾸라지 같은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4. 요로결석에 조기
이자겸이 전라도 영광 땅으로 귀향 갔을 때 생선이 무척 맛있어 이 생선을 엮어 조정에 올렸는 데, 이를 이자겸은 이를 ‘굴비’라고 불렀는데 이는 귀향살이를 하지만 비굴하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고 합니다. 이 굴비가 바로 조기로, ‘조(助)’는 돕는다는 뜻이고 ‘기(氣)’는 기운을 말하는데 즉, 기운을 돕는 생선이라는 뜻으로 동의보감에 보면 조기는 ‘맛이 달고 위장 기능을 도와주며 헛배가 부르면서 갑자기 설사하는 것을 다스려 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조기는 전립선비대증이나 요로결석 치료에 효과가 뛰어난 효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기는 전립선을 강화시켜 소변보기 어려운 것을 풀어주고 결국 결석을 배출시키는 것까지 도와줍니다. 조기를 일명 ‘석수어(石首漁)’ 머리에 돌멩이가 든 생선이라고도 하기도 하는 데, 조기 머리에는 실제로 콩알 만한 돌이 들어있는데 결석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되며, 구워먹는 것이 좋은 여름철 물고기 보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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